견적 업무가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대부분 문서 작성 속도를 떠올립니다. 업무요청을 주시는 의사결정자의 말을 들어보면 왜 똑같은 견적서를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걸리는지 이해를 못하시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견적서 자동 생성”을 요청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옆에 앉아 업무를 처음부터 지켜보면, 작성에 들어가는 시간보다 문서찾고 확인을 위해 워드나 엑셀, 한글문서를 켜고 끄는 업무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간을 실제로 재보면
OO 기업은 ‘온라인 서비스(SaaS)‘를 기업에 판매하는 “B2B”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업무 특성상 요청 기업별로 견적서를 작성하고 발송하는 업무가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담당자에게 “얼마나 걸리세요?”라고 물으면 대개 체감으로 답합니다. 그래서 대략 4~5건을 확인해봤습니다.
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담당자의 체감시간과 실제 시간은 다름니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업무는 금방이라고 생각하고 계산을 하거나 확인을 여러 번 해야하는 경우는 오래걸린다고 생각하기 마련입니다.
| 단계 | 체감 | 실측 평균 | 관찰 |
|---|---|---|---|
| 유사 견적 찾기 | “금방” | 12~18분 | 폴더·메일·카톡을 번갈아 탐색 |
| 단가 확인·조정 | “오래 걸림” | 14~22분 | 기준표가 담당자 머릿속에 있음 |
| 문서 작성 | “제일 오래” | 10~16분 | 양식이 정해져 있어 빠름 |
| 검토·발송 | “금방” | 9분~13분 | 기존 메일에서 발송내역 검색, 메일을 찾고 검토 및 수정 후 발송 |
담당자가 오래 걸린다고 느끼는 단계와, 실제로 시간을 잡아먹는 단계는 자주 다릅니다. 자동화 대상을 체감으로 정하면 효과가 작은 곳에 투자하게 됩니다.
왜 자료 찾기가 오래 걸렸나
파일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너무 많았습니다. 평균 몇 년치의 자료에 월마다 폴더를 나누고, 자주 작성하는 형태(기업, 분야)는 다시 폴더를 나눠서 관리를 했습니다. 나름 문서관리를 위해서 정리를 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현재 담당자가 정리한 구조가 아니라는 것이었습니다. 중소기업의 특성상 담당자가 자주 바뀌는 경우가 많다보니, 현재 구조는 누가 만들었는지 확인이 어렵고, 그저 인수인계 받은 것을 그대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담당자가 와도 기존의 많은 자료를 다시 정리하는 것보다 그대로 활용하는 쪽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러다니 보니 자연스럽게 기존 자료를 찾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걸립니다.
내가 지금 만들어야 하는 견적서가 어떤 기준으로 만들어야하는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문서를 활용하려는 것입니다.
물론 상급자의 업무지시도 한 몫을 합니다.
“기존에 3,000만원정도 견적을 보낸 비슷한 자료가 있을테니 찾아서 클라이언트에 맞춰 조금만 수정해요”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비슷한 견적’이 있을 것이라는 지시를 이행하려면 하나씩 다 찾아봐야 합니다. 여기에서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지나고 있습니다.
작성시간이 문제인가? 다른 문제는 없는가?
계속해서 업무파악을 해보니 자료를 찾고 작성하는 시간 외에 또 다른 업무 병목도 발견했습니다. 업무 병목은 크게 3개로 확인되었고,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 구분 | 주제 | 병목 현상 |
|---|---|---|
| 병목 1 | 견적 요청 확인 | 대부분 담당자, 메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요청이 들어오는데, 취합하고 발견하는 시간이 늦는 경우가 많음 |
| 병목 2 | 기존(유사) 견적 | 담당자마다 기존 자료를 찾는데 시간이 오래 소요 |
| 병목 3 | 견적 작성 | 견적을 작성하는 기준이 담당자마다 달라서 검토-승인 절차가 꼭 필요 |
병목을 확인하니 어떤 부분에 AI를 도입하고 어떤 부분은 사람이 처리해야할 지 명확해집니다.
우선, 흩어진 문서에서 내용 기반으로 유사 건을 찾아오는 일은 AI가 잘합니다.
판매하는 상품과 가격, 견적 기준이 명확하다면 AI 로도 견적 초안을 빠르게 작성할 수 있습니다.
반면, 최종 견적 금액은 담당자(또는 승인자)가 기준이나 상황에 따라 직접 결정해야하므로 사람이 승인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AI 도입 전후 업무 프로세스 변화
업무 자동화를 위해 전체를 자동화 할 필요없이 (견적요청을 확인 —> AI가 기존/유사자료 검색 —> AI 초안작성)으로 병목을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기존에 거의 반나절에서 하루가 걸리던 견적작업이 1시간도 채 안걸리도록 단축을 했습니다 (이 시간마저도 승인자가 검토하고 승인하는 시간이 대부분)
물론 견적 요청을 받는 것부터 발송하는 것까지 전체를 자동화 할 수 있으나 초기단계에서는 병목을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새로운 프로세스가 익숙해지면 담당자나 의사결정권자의 요구사항이 디테일해지고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 구분 | 업무프로세스 | 평균 소요 시간 |
|---|---|---|
| 도입 전 | 각 담당자, 채널로 들어오는 견적 요청 —> 개별로 견적 작성 요청 —> 기존 견적, 유사견적 확인 —> 견적 작성 —> 검토/승인 —> 견적 발송 | 약 3~6시간 |
| 도입 후 | 각 담당자, 채널로 들어오는 견적 요청 —> 개별로 견적 작성 요청 (Notion 활용 - AI 자동확인) —> AI 견적 초안 —> 검토/승인 —> 견적 발송 | 약 30분~1시간 |
AI에게 물어보면 만능일까?
이 내용을 처음부터 AI에게 그냥 물어보면 어떨까요? 요즘 AI는 너무도 성능이 좋은 나머지 장황하게 설명을 해줍니다. 읽어보면 좋은 얘기인데, 우리회사에 도입하기엔 배보다 배꼽이 커보이거나,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 지 난감합니다. 또한, 전사적으로 공감대롤 형성하는 것이 필수가 되곤 합니다.
새로운 프로세스는 기존 담당자들이 견적작성요청만 새로 하면 됩니다. 기존에 전화로, 메일로 하던걸 Notion에 한줄만 적는 프로세스로의 최소 변화입니다.
직원에게 새로운 업무 프로세스에 적응하라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아실겁니다. 최소한의 변화로 업무가 편해지거나 효율이 올라가는 것을 먼저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정리하면
- 실제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것은 체감이 아니라 실측으로 병목을 찾아야 합니다. (실측은 AI가 하기 어렵습니다)
- 자료찾기, 정리, 양식채우기 등은 AI 적용 효과가 큽니다.
- 판단 기준이 사람 머릿속에서 나와야하는 업무는 자동화 대상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