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들어 AI 회사가 내놓는 비서의 역할이 달라졌습니다. Meta의 Muse는 전용 브라우저에서 양식을 작성하고 승인 전까지 일을 진행합니다. OpenAI의 dots는 자체 클라우드 컴퓨터와 브라우저에서 연결된 도구와 프로젝트의 일을 이어가다가 판단이 필요한 순간 사용자에게 묻는 상시형 에이전트입니다. Google은 Gemini 3.5 Flash에 computer use를 통합했고, Anthropic은 Claude의 컴퓨터 사용 능력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공통점은 답변을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고 브라우저와 앱에서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이제 사람이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얻고, 예약하거나 구매하고, 문의하는 것보다 에이전트가 대신해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단계로 가는 것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AI 비서가 검색을 넘어 예약·구매·수정까지 맡기 시작하면, 웹사이트의 역할은 정보를 보여주는 데서 끝나지 않습니다. 핵심 기능을 에이전트가 발견하고, 권한 안에서 실행하며, 결과와 오류를 확인할 수 있게 설계해야 합니다.
그동안 기업 웹사이트의 중요한 방문자는 사람이었습니다. 검색엔진은 그 사람을 데려오는 경로였고, 생성형 AI는 페이지를 읽어 답변에 인용하는 새로운 중간자였습니다. 이제는 사용자가 “찾아줘” 다음에 “조건에 맞는 시간을 확인하고 신청 직전까지 진행해줘”라고 요청합니다. 이때 웹사이트는 읽을 자료이면서 동시에 작업을 수행하는 장소가 됩니다.
발견·인용·실행은 서로 다른 단계
SEO, GEO, AAO는 앞 단계를 지우고 새 유행어로 교체하는 순서가 아닙니다. 웹사이트에 요구되는 역할이 발견에서 인용으로, 다시 실제 행동으로 확장되는 흐름에 가깝습니다.
| 구분 | 사용자가 기대하는 결과 | 웹사이트가 제공해야 할 것 | 대표적인 실패 |
|---|---|---|---|
| SEO(검색엔진최적화) | 검색에서 적절한 페이지를 찾음 | 크롤링, 색인, 명확한 주제와 내부 연결 | 페이지가 발견되지 않음 |
| GEO(AI인용최적화) | AI 답변에서 내용을 이해하고 출처를 확인함 | 검증 가능한 사실, 출처, 문맥이 분명한 설명 | 내용은 읽혔지만 답변 근거로 쓰기 어려움 |
| AAO(에이전트 행동 최적화) | AI 비서가 사이트 기능으로 실제 업무를 끝냄 | 기능의 목적, 필요한 정보, 허용 범위, 진행 상태와 실행 결과 | 버튼은 찾았지만 완료 여부를 판단하지 못함 |

GEO 연구에서 확인된 근거의 범위는 주로 콘텐츠가 발견되고 인용되는 과정까지 다룹니다. 에이전트가 상담 시간을 조회하고 장바구니를 수정하는 순간부터는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콘텐츠 품질만으로는 작업 상태나 권한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AI가 웹사이트에서 일처리를 하기 어려운 이유
현재의 일반적인 웹사이트 구조는 AI가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물론 SEO, GEO를 통해서 어떤 정보를 알려주는가는 구조화가 많이 되고 있지만, ‘실행’에 있어서는 여전히 AI가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가 많습니다.
병원 상담 예약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SEO, GEO가 잘 된 웹사이트에서 AI 에이전트는 진료 항목과 위치를 비교해 예약 날짜와 시간의 후보를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예약 화면에 들어가면 가능한 시간, 처음 방문 여부, 추가 질문, 본인 인증, 개인정보 동의 등 정보 입력 외에도 여러 가지 결정이 필요해집니다. 사람은 화면의 배치와 안내 문구를 보고 다음 단계를 짐작합니다. 에이전트는 각 단계에서 현재 상태와 실행 결과를 다시 추론하고 단계마다 반복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일을 완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AI가 화면을 추론해 추측으로 진행하는 것과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그 내용대로 따라가서 일을 진행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에이전트 시대의 웹 병목은 AI가 페이지를 발견하는 순간보다, 발견한 뒤 사용자를 대신해 일을 끝내야 하는 순간에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Agent Action Optimization이 다루는 것
이 글에서는 AI 비서가 웹사이트에서 정보를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조회·신청·예약 같은 고객의 실제 업무를 안전하게 끝낼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Agent Action Optimization(AAO), 즉 에이전트 행동 최적화라고 부르겠습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AAO는 화면을 AI가 읽기 좋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료까지 필요한 절차와 확인 방법을 분명하게 정리한다는 뜻입니다.
AAO에 필요한 핵심은 다섯 가지 질문입니다.
-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목적에 맞는 기능을 찾을 수 있는가
- 기능에 필요한 입력값과 제약 조건을 이해할 수 있는가
- 로그인 상태와 사용자 권한 안에서만 실행되는가
- 진행 중·완료·실패 상태와 다음 행동이 분명한가
- 결제나 확정처럼 되돌리기 어려운 단계에서 사용자 확인을 받는가
상담 예약이라면 가능 시간 조회, 시간 선택, 신청 정보 검증, 최종 확정, 예약 번호 반환을 서로 구분해야 합니다. 조회 기능은 여러 번 실행해도 문제가 없어야 하고, 확정 기능은 중복 실행을 막아야 합니다. 오류 응답에는 실패 이유와 재시도 조건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 구조가 명확하면 사람용 화면도 대체로 좋아집니다. 상태가 잘 보이고 오류 메시지가 구체적이며, 중요한 행동 전에 무엇이 일어날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시작된 Agent Action Optimization
AAO의 대표적인 도구인 WebMCP는 웹페이지가 자신의 기능을 브라우저 에이전트가 호출할 수 있게 합니다. 물론 아직은 업계의 표준으로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만 유력한 후보입니다. Chrome은 WebMCP origin trial과 개발 문서를 제공하고 있으며, OpenAI의 데스크톱 앱 site tools도 WebMCP를 이용해 웹사이트가 제공한 도구를 찾고 실행합니다.
웹사이트가 상담 가능 시간 조회나 장바구니 업데이트의 목적과 입력 형식을 직접 알려주면, 에이전트가 버튼 이름과 화면 위치를 추측하느라 허비하는 토큰과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웹사이트가 당장 이런 기능을 붙여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예약·구매·문의처럼 고객이 반드시 끝내야 하는 일이 있는 사이트라면 AAO를 고려할 필요가 커질 것입니다. 온라인 쇼핑몰이 먼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앞으로는 쿠팡이나 배민처럼 앱 안에서 탐색부터 결제까지 이어지는 서비스도 AI 비서가 고객을 대신해 행동하는 흐름에 대응해야 합니다.
고객 대상 핵심 작업 하나부터 구조화해 보기
우리가 실행해야 할 첫 과제는 사이트 전체를 에이전트용 도구로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고객 가치가 크고 실패 비용을 통제할 수 있는 작업 하나를 고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상담 예약이라면 고객이 실제로 보는 순서대로 화면을 펼쳐 놓고, 각 단계에서 무엇을 알아야 다음으로 갈 수 있는지 확인합니다. 첫 화면에는 상담 가능한 날짜와 시간을 보여주고, 선택할 수 없는 시간은 처음부터 구분합니다. 신청 화면에는 이름과 연락처처럼 꼭 필요한 정보만 받고, 신청 버튼을 누르면 예약이 바로 확정되는지 담당자의 확인을 기다려야 하는지도 분명히 씁니다. 완료 화면에서는 접수 여부, 예약 일시, 변경·취소 방법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막혔을 때의 안내도 고객이 곧바로 다음 행동을 선택할 수 있게 바꿉니다.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대신 “선택한 시간이 방금 마감됐습니다. 다른 시간을 선택해 주세요”, “로그인이 만료됐습니다. 다시 로그인해도 입력한 내용은 유지됩니다”처럼 이유와 해결 방법을 함께 보여줍니다. 신청 버튼을 두 번 눌러도 예약이 중복되지 않는지, 신청 도중 나갔다 돌아왔을 때 어디서 다시 시작하는지도 직접 확인합니다.
점검 결과는 기술 용어가 아니라 고객이 멈춘 장면으로 기록하면 됩니다. “상담 시간을 찾지 못함”, “무엇을 입력해야 하는지 이해하지 못함”, “신청이 끝났는지 알 수 없음”처럼 적어 두면 고쳐야 할 화면의 문구와 버튼, 순서가 선명해집니다. 자동 접근을 한꺼번에 허용하거나 차단할 필요도 없습니다. AI 크롤러 시대의 웹사이트 공개 범위에서 공개 범위를 목적별로 나눈 것처럼, 상담 시간 조회는 열어 두고 예약 확정은 사용자가 마지막으로 확인하게 하는 식으로 기능마다 경계를 정하면 됩니다.
AI 비서의 개발 속도에 맞출 필요는 없습니다. AAO의 출발점은 더 작고 구체적입니다. 우리 사이트에서 고객이 가장 자주 끝내야 하는 작업 하나를 고르고, 에이전트가 어디까지 정확히 진행할 수 있는지 직접 시험합니다. 실패한 단계가 보이면 그 상태·권한·확인 절차부터 문서와 화면에 드러내면 됩니다.
